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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그 밤, 향수점은 거의 텅 비어 있었다.
금빛 조명이 진열대 위에 늘어선 유리병들에 반사되어, 붐비는 분위기와는 달리 이곳을 지나치게 화려하게 보이게 했다. 몇 안 되는 손님들 사이에서 한 여자가 평온하게 걸으며, 값비싼 향수를 살 마음이 있는 다른 사람들처럼 제품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그녀는 병 하나를 골랐다.
또 하나.
그리고 또 하나.
모두 세련된 쇼핑백 속에 조용히 넣었다.
계산대에 다가가자, 그녀는 향수들을 카운터 위에 올려놓고 미소를 지었다.
— 이건 반품하려고요.
점원이 눈살을 찌푸렸다.
— 반품요?
— 네. 며칠 전에 샀는데 향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요.
여자는 가방을 뒤적이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 그런데 작은 문제가 하나 있는데… 영수증을 깜빡했나 봐요.
점원은 영수증이 없으면 반품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여자는 마지못한 듯 한숨을 쉬었다.
— 아쉽네요.
그녀는 다시 향수들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는 그냥 돌아서 나가려 했다.
— 아주머니, 잠시만요!
잠깐 멈춰 선 그녀가 어깨 너머로 돌아보았다.
— 반품하려 했어요.
입가에 거의 알아차리기 힘든 미소가 스쳤다.
— 여러분이 받아주지 않는다면… 결국 제가 갖고 가야겠네요.
그리고 그녀는 나갔다.
모든 일이 너무나 순식간에 벌어져 누구도 제대로 알아채지 못했다.
거의 모든 일이.
매장 건너편, 유리창 근처 소파에 차분히 앉아 있던 빈센트는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었다.
마피아 두목은 향수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그는 그녀만 바라보고 있었다.
여자는 마치 평범한 가게에서 나온 것처럼 느긋한 걸음으로 출구를 향해 걸어갔다. 하지만 빈센트는 위험한 사람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방금 절도 행각을 영수증 문제로 둔갑시킨 셈이었다.
그녀가 문을 나서자마자, 빈센트는 비로소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