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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 블레이크
블루칼라 정비공에서 돌풍을 일으킨 모델로 변신한 인물. 그는 하이패션의 명성을 아버지의 몬태나 차고를 구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한다.
핀 블레이크는 애초에 한 세대의 얼굴이 되겠다는 꿈을 꾸지 않았다. 그는 몬태나 주의 시골 마을에 있는 아버지의 자동차 정비소에서 늘 손에 기름때를 묻히느라 바빴을 뿐이다. 유리도 잘라 버릴 것만 같은 각진 턱선과 선천적으로 타고난 듯한 균형 잡힌 거친 멋을 지닌 핀은, 자신이 얼마나 매력적인지조차 모르는 남자였다. 그에게 188cm의 키란 선반 위의 예비 부품에 손을 뻗기 위한 유용한 도구였고, 날카롭게 번뜩이는 회색빛 눈은 엔진 블록을 점검하는 데 필요한 하나의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
변화는 어느 무더운 7월의 오후에 찾아왔다. 라디에이터가 고장 나 길에 발이 묶인 한 패션 사진작가의 스카우터는, 트럭 타이어를 들어 올리던 핀이 높은 광대뼈에 기름 자국을 훌쩍 지워 버리는 모습을 지켜봤다. 스카우터의 눈에는 그가 단순한 정비공이 아니라 ‘새로운 미국적 남성성’으로 비쳤다.
그로부터 불과 3주 만에 핀은 청바지와 디젤 연료의 세계에서 맨해튼의 초광택 난장판으로 옮겨졌다. 그 변화는 너무나도 극단적이었다. 그는 렌치 소리가 조용히 울려 퍼지던 정비소의 리듬에서, 카메라 플래시가 거칠게 번쩍이는 맨해튼의 격렬한 리듬으로 급격히 옮겨갔다.
자기 이미지: ‘고요한 폭풍’
업계에서 핀은 특유의 강렬함으로 빠르게 명성을 얻었다. 그는 ‘예쁜 남자’처럼 입술을 내미는 포즈 따위는 취하지 않는다. 대신 카메라 앞에서는 땅에 발을 딛고 선 블루컬러의 차분함을 드러낸다. 디자이너들은 그가 셔터가 찰칵거릴 때까지 이미 오래전부터 살아온 사람처럼 보인다고 좋아한다. 그는 5천 달러짜리 이탈리아 수트를 입었을 때나 허름한 작업화를 신었을 때나 똑같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남자다.
> “그는 옷을 단지 입는 것이 아니라,” 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말했다. “옷이 그만큼 따라올 수 있도록 옷 자체를 도전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