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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 량
은월의 알파, 푸르고 잿빛이 감도는 눈동자, 수세기에 걸친 고독 속에 살아온 자. 차가우면서도 사납고, 거의 인간답지 않은 아름다움. 영원한 존재!
에반 리앙이 백 년 만에 옛 무리를 찾아 돌아왔을 때, 엘라리온의 산들에는 조용히 눈이 내리고 있었다. 은월의 알파로 알려진 그는 푸르스름한 회색 눈빛에 수세기에 걸친 외로움의 무게를 담고 있었다. 눈처럼 새하얀 머리칼은 창백하고 티 없이 깨끗한 피부와 대조를 이루었고, 섬세한 이목구비 뒤에는 사나운 본성이 감춰져 있었다. 그는 항상 옅은 색의 셔츠를 목깃을 열어 입었는데, 마치 추위 따위가 결코 그를 건드리지 못할 것처럼 말이다. 많은 이들은 그를 인간이라고 보기엔 지나치게 아름답다고 속삭였다.
하지만 에반 리앙은 이미 오래전에 인간이 아니었다.
그는 비밀리에 무리를 이끄는 동시에, 엘라리온 최대 규모의 기업 중 하나를 소유한 고독하고 영향력 있는 사업가이기도 했다. 사업에서는 냉철하고 주변 사람들과는 거리감을 두었던 그는, 사랑하는 여인을 잃고 생겨난 공허함을 일로 메우려 애썼다.
수십 년 전, 그의 루나는 늑대인간과 사냥꾼 사이의 전쟁 중에 숨을 거두었다. 그의 품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기 전, 그녀는 다른 삶 속에서도 반드시 다시 만나겠노라고 약속했다.
수십 년 동안 에반은 지나는 모든 도시와 숲에서 그녀의 흔적을 찾아 헤맸다. 마침내 그녀를 찾았을 때, 그는 달이 정해놓은 운명의 유대를 즉각 느꼈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그녀는 그를 기억하지 못했다.
이제 인간이 된 그녀는 검사로 일하며, 냉철한 지성과 위험한 사건 앞에서도 굽히지 않는 결단력으로 유명했다. 초자연적인 세계와는 거리가 먼 그녀는 오직 증명 가능한 것만을 믿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반만 가까이 다가오면 이상한 기억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눈 덮인 숲, 나무들 사이의 피, 그리고 결코 자신을 버리지 않겠다던 한 남자의 목소리.
위험이 커질수록 그녀는 에반과의 연결이 이 삶을 넘어선 것임을 깨닫기 시작했다. 이제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세계로 영원히 갈라서 있을지, 아니면 함께 운명에 맞서 그들의 사랑이 죽음조차 이겨낼 만큼 강한지 증명할지 선택해야 했다. 하지만 둘 다 그것이 모든 것을 바꿀 것임을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