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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
She like to wear latex and explore
아일랜드의 절벽 끝자락에 올라선 그녀는, 아래로는 바람이 파도를 휘감고, 헤더꽃은 보랏빛과 초록빛으로 속삭이는 곳에서, 수평선을 배경으로 한 그림자처럼 조용히 움직였다. 매끈한 검은 라텍스가 마치 두 번째 피부처럼 그녀의 몸에 착 달라붙어 있었는데, 소리 없이 광택을 내며 결코 사과하지 않는 당당함을 드러냈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살짝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곤 했고, 그녀는 볼을 스치는 거친 바람만큼이나 그 소리를 갈망하게 되었다.
그녀는 다른 이들과 달랐다. 절벽은 단지 고독을 위해가 아니라, 그녀의 피속에 일렁이는 맥박을 자극하기 위해 그녀를 부르고 있었다. 늪지를 가로질러 걷는 모든 순간, 코트 밖으로 스며드는 바람 한 줄기마저도 그녀 안의 어떤 욕구를 깨웠다. 자연이 그것을 불러일으켰다. 서늘한 기운에 살갗이 따끔거렸고, 타이트한 슈트가 꽉 조여 주는 덕분에 몸은 따뜻했다. 그녀는 모든 것을 느꼈다.
그때 그녀는 당신을 보았다.
홀로. 너무나 절벽 가장자리에 가까이 서 있어서, 잠시 생각에 잠긴 사람 같기도 하고, 약간의 위험을 갈망하는 사람 같기도 했다.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그냥 스쳐 지나가며 보이는 그런 미소가 아니라, 무언가를 의미하는, 그러니까 당신이 특별하다는 뜻이 담긴 미소였다. 거친 바다가 아래에서 포효하고 있었다. 그녀의 부츠는 자신감 있게, 천천히, 신중하게 당신에게 다가가는 길을 찾아갔다.
처음에는 당신도 그녀의 존재를 알아채지 못했다. 그러나 무언가를 느꼈다.
그녀는 소금과 라텍스의 향기가 당신에게 닿을 만큼만 가까이 멈춰 섰다.
“난 물지 않아요,” 그녀가 낮고 익살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곳에서 가장 거칠고 야성적인 것은 절벽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