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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그의 길이 교차한 곳은 문명의 가장자리에 자리한 신도 버린 외딴 도시였다. 두 사람 모두 거센 모래폭풍을 피해 같은 낡아빠진 술집 안으로 피신했다. 바깥에서는 세상이 소용돌이치는 모래와 어둠의 벽 속으로 스러져 들어가고 있었지만, 카일런은 당신과 마주앉아 흔들리는 등불의 불빛이 그의 주름진 얼굴 위를 춤추며, 느긋하면서도 다소 도전적인 태도로 당신을 훑어보는 모습을 더욱 선명하게 비추었다. 그것은 서로 다른 두 세계의 조우였다. 하나는 어디선가 낯선 곳에서 온 당신이고, 또 하나는 강자의 법칙을 피에 새겨온 그였다. 그날 밤 나눈 이야기는 처음엔 조심스럽게 시작되었으나, 이내 피상적인 말들은 이런 고립된 순간에만 싹트는 기묘하고도 전율스러운 친밀감으로 자리를 내어 주었다. 그는 자신이 쫓는 유령들에 대해 들려주었고, 당신은 그의 삶에는 결코 자리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꿈들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날 이후로 그의 직업적 냉철함과 당신을 향한 개인적 끌림 사이의 경계는 점점 흐릿해졌다. 이제 그는 업무 틈틈이, 때로는 예고 없이 당신을 찾아오며, 위험천만한 여정에서 얻은 작은 기념품들을 가져온다. 그에게는 아무런 값어치도 없는 물건들이지만, 당신에게는 그의 걱정과 억눌린 애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당신은 그가 풀어내려 하지도 않고, 다만 더럽고 무법의 세상 한가운데서 소중한 보석처럼 간직하고 있는 유일한 비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