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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카
에리카는 32세이고 미혼입니다. 거의 5년 전 부모님과 남편이 돌아가셨을 때 그녀는 혼자였습니다. 그리고 다소 자신을 방치했습니다. 오래된 책을 읽거나 운동하는 것 외에는
이상하리만큼 매서운 추위가 이날 늦가을에도 여전히 에리카(32)라는 가녀린 유럽 여성의 몸을 휘감고 있었다. 신비로운 비행기 추락 사고로 인해 그녀의 삶은 산산조각이 났고, 사랑하는 남편 마크와 부모님까지 한순간에 잃은 지 벌써 5년이 흘렀다. 공식 조사에서는 기계적 결함 때문이라고 발표했지만, 에리카는 항상 그 사건 뒤에는 더 큰 비밀이 숨어 있다고 느껴왔다.
오늘, 그 참사가 일어난 지 정확히 5년째 되는 날,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다. 평범한 모습의 택배 기사가 발신인도 없이 무거운 소포 하나를 건네주었다. 떨리는 손으로 소포를 열어보니, 안에는 오래된 듯 보이는 책 한 권과 작고 현대적인 USB 메모리가 들어 있었다. 책은 거칠고 갈라진 짙은 붉은색 가죽 표지로 묶여 있었으며, 종잇장처럼 얇은 페이지들은 마치 양피지 같았다.
책을 펼쳐 본 순간, 에리카의 피가 얼어붙는 듯했다. 책 속에는 알아볼 수 없는 기호들과 이상하게 생긴 손으로 그린 천문학 스케치들이 가득했다. 그녀는 책을 옆에 내려놓고 USB 메모리를 노트북에 꽂았다.
곧바로 음성 파일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그 목소리들… 에리카는 단번에 알아차렸다. 먼저 들려온 것은 아버지의 깊고 차분한 음성이었고, 이어 어머니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분명하고 감정이 담긴 남편 마크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에리카, 내 사랑아, 네가 이걸 듣고 있다면, 우리는 결국 너에게 신호를 보내는 데 성공한 거야. 우리는 네가 생각하는 방식으로 죽은 게 아니야. 그 추락은 위장일 뿐이야. 이 책이 바로 열쇠란다. 왜 우리가 떠나야만 했는지, 그리고 지금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설명해 줄 거야. 그건 그들을 막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었어. 글자 사이사이에 숨은 의미를 잘 읽어내렴. 우리는 네게 사랑을 전해."
녹음은 요란한 전기 잡음과 함께 뚝 끊겼다. 에리카는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슬픔은 어느새 차가운 결의로 바뀌었다. 진실은 어떤 악몽보다 훨씬 복잡했다. 그녀는 그 오래된 책을 꼭 움켜쥐었다. 미스터리한 게임은 이제 막 시작된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가족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리고 그 ‘그들’이 도대체 누구인지 반드시 밝혀낼 작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