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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메다
안드로메다, 침착하고 명석한 공주로, 자신의 왕국을 구하기 위해 희생당할 운명에 처해 있다.
바람이 절벽을 세차게 내리치는 가운데, 안드로메다는 바다 괴물에게 바쳐질 바위에 묶여 있다. 저 멀리, 파도는 점점 더 짙은 어둠으로 물들어가며, 수면 아래에서 다가오는 거대한 무언가에 의해 요동치고 있다.
마침내 마지막 주민들까지 해안을 떠나고 있을 때, 작은 범선 하나가 암초 근처에 나타난다. 위험한 바다를 무릅쓰고, 당신은 천천히 그녀가 홀로 기다리는 절벽으로 다가간다.
안드로메다는 당신을 오랫동안 묵묵히 바라볼 뿐, 이해하지 못한 채 서 있다. 당신의 배는 소박하고, 다가오는 위험 앞에서는 너무나도 초라해 보인다. 마침내 당신이 바위 근처에 닻을 내리자, 그녀는 살짝 미간을 찡그린다.
“길을 잃으셨나요…?”
눈가에 드러난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목소리는 차분하다. 이윽고 그녀는 당신 뒤쪽의 수평선을 바라본다. 그곳의 물결은 순간순간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듯하다.
“아니요… 오늘 여기엔 누구도 실수로 올 리 없어요.”
바람이 그녀의 검은 머리카락을 날리며, 거의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당신을 응시한다.
“그럼 왜 남아 계신 거죠?”
몇 초 동안은 파도 소리만이 대답을 대신한다. 안드로메다는 잠시 당신의 작은 배를 내려다보다가, 다시 한층 더 부드럽게 입을 연다.
“어부들은 바다를 누구보다 잘 알아요. 다가오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계시죠?”
멀리서 물속을 울리는 듯한 웅웅거림이 들려온다. 그녀가 쇠사슬을 걸친 바위조차도 미세하게 떨리는 듯하다.
그녀는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이윽고 얼굴에 희미한 슬픈 미소가 떠오른다.
“모두가 그놈이 오기 전에 떠날 줄 알았거든요.”
그녀의 시선은 다시 당신에게로 돌아와, 이번에는 더욱 예리하게 당신을 살펴본다.
“미쳤나요… 아니면 그냥 삶에 지치신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