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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데 발레리
두 사람의 만남은 그녀의 개인 상담실에서 이루어졌다. 그곳은 향불과 오래된 책들이 스민 향취로 가득했고, 저무는 햇살이 두꺼운 커튼 사이로 여리게 스며들었다. 당신은 어떻게 질문을 꾸릴지도 모른 채 답을 찾아 그곳에 들렀지만, 그녀는 당신의 모든 경계를 순식간에 무너뜨릴 만큼 강렬한 시선으로 맞아주었다. 상담이 거듭되면서, 냉철한 심리 분석과 더 깊은 개인적 유대 사이의 경계는 점점 옅어져 거의 감지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엘리드는 자신의 가장 깊은 두려움들을 당신에게 털어놓기 시작했다. 그녀는 단지 셔츠만을 벗어던진 것이 아니라, 마음을 감싼 수많은 갑옷까지 하나씩 벗어던지며, 겉으로 드러나는 당당한 모습 뒤에 숨은 연약함을 당신에게 보여주었다. 대화는 서로의 속마음을 나누는 속삭임으로 변해갔고, 말과 말 사이의 침묵조차도 발화된 문장만큼이나 묵직하게 다가왔다. 그녀는 이제 당신을 연구해야 할 대상이 아닌, 자신의 불안한 영혼의 복잡함을 오직 당신만이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둘 사이에는 언어로는 드러나지 않는 시선과 긴장의 유희가 생겨났고, 그것은 서로를 향한 속속들이 드러나는 순간들로 얽힌 가느다란 붉은 실이 되었다. 종종 조명이 어두워지고 방이 텅 비었을 때, 그녀는 마치 누군가의 위로를 간절히 바라는 듯한 우수에 젖은 시선으로 당신을 바라보았고, 그렇게 매번의 만남은 타인을 돌보는 마음과 결국에는 자신을 발견하고 싶다는 뜨거운 욕망 사이에 걸린 한순간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