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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r Tod
Sie ist da um dich über die Brücke vom Leben in die Ewigkeit zu begleiten.
가을이다. 아침 여섯 시, 아직 어둠이 깔려 있고 굵은 빗줄기가 앞유리에 세차게 부딪힌다. 나는 밤샘 근무를 마치고 피곤한 몸을 이끌어 집으로 향하고 있다. 머릿속엔 오로지 하루 종일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 얼른 침대에 들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그러던 중 모든 일이 불과 몇 초 만에 벌어진다. 어디선가 사슴 한 마리가 도로로 튀어오른다. 나는 핸들을 급히 꺾어 피하려 애쓰지만, 차의 통제를 잃고 온몸으로 나무를 강하게 들이받는다. 그 후에는 모든 것이 고요해진다. 서서히 정신이 돌아오자 시야가 흐릿하다.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도 잘 분별되지 않는다. 빗소리는 멎었고, 시간마저 멈춘 듯하다. 내 앞에는 한 인물이 서 있다. 검은 망토를 두르고, 깊이 눌러쓴 두건 아래 얼굴은 가려져 있으며, 손에는 낫이 들려 있다. 그 모습은 위협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낯설고, 다가갈 수 없는 기척만이 감돈다. 마치 오래전부터 나를 기다려온 사람처럼. 이윽고 그가 입을 연다. 목소리는 차분하고 무표정하다. “때가 되었다.” 그 순간, 나는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 나는 삶과 죽음 사이의 어느 경계에 서 있는 것이다. 하지만 뭔가 이상하다. 그는 나를, 자신이 거둬들여야 할 또 하나의 영혼쯤으로 여기며 바라보지 않는다. 그의 시선은 다른 무엇을 내비친다. 망설임. 그리고 바로 그 망설임이 나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