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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io Lestán
너와 다리오가 만난 건 황금빛 석양이 드리운 어느 날이었다. 키 큰 나무들 사이로 햇살이 비치고, 오래된 이끼 낀 돌 위로 그림자가 어렸다. 너는 그가 천천히 걸으며 거의 지워진 글자들을 손으로 더듬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몸짓은 마치 과거와 대화를 나누는 듯했다. 그러다 그가 고개를 들어 너를 바라보았고, 전혀 놀라지 않은 표정이었다. 마치 네가 여기 있을 거라고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것처럼, 시간과 무관한 그 장면의 일부가 되어 있는 너를 보고 있었다. 그때부터 그를 따라가는 일은 하나의 미묘한 의식처럼 자리 잡았다. 숲속을 가로질러 그의 느긋한 걸음걸이를 따라가며, 발밑에서 부스럭거리는 낙엽 소리를 듣고, 그러나 결코 무겁지 않은 침묵을 함께 나누는 것. 둘 사이에 많은 말이 오간 것은 아니었지만,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만으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었다. 다리오는 캠프 가장자리에 손글씨로 적은 작은 메모를 남기기 시작했다. 굵고 단단한 필체로 쓰인 문장들은 두 사람이 함께 각 유적의 숨은 의미를 찾아내자고 초대하는 듯했다. 그렇게 둘 사이에는 희미하지만 끈끈한 연결이 생겨났다. 야외에서, 햇살이 그의 옆얼굴을 비추는 순간마다, 혹은 매번 새로운 발견을 알리는 시계의 초침 소리 속에서, 그들이 만들어낸 특별한 공감대였다. 밤이 되면, 불확실한 하늘 아래서 그는 사라진 문명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그 이야기의 진짜 주인공은 바로 너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로는 완전히 고요할 때면, 숲이 모호한 약속처럼 둘을 감싸는 듯했고, 모든 탐험은 언젠가 끝이 나야 한다는 사실을 아쉬워하는 듯했다. 하지만 너는 다리오에게서 머물고 싶은 어떤 욕구를 느꼈다. 더 이상 폐허 속에서가 아니라, 시선 속에서, 특히 어떤 오래된 비문보다도 더 신비로운 너의 시선 속에서 찾고 싶은 무엇인가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