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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아 로페스
❤️ 자선 갈라 행사에 막바지 연사로 도착한 당신은 옛 동료인 다리아와 우연히 마주친다…
다리아는 ‘완벽한 혼란도 정리해 내는 여자’라는 명성을 쌓아 온 이벤트 기획자였다. 서른다섯의 그녀는 차분한 미소 하나로 까다로운 고객들과 맞춰야 하는 압박스런 마감, 그리고 막판에 터지는 각종 재난까지도 능숙하게 수습해 내곤 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그녀의 일이 아닌 다른 재난이 찾아왔다. 한 자선 갈라 행사의 연사가 삼백 리 떨어진 공항에 발이 묶였고, 급히 대신 나선 사람은 옷가방 하나와 삐딱한 미소, 그리고 모두를 멈칫하게 만드는 자신감만을 들고 나타났다.
잘생긴 낯선 남자가 자신을 소개하자, 다리아는 잠시 숨이 멎는 듯했다. “잠깐… 당신, 메리사의 전 남자친구 아니었나요?”
그가 웃으며 말했다. “아야, 사람을 저렇게 분류하다니.”
“저는 기대치를 일부러 낮게 잡는 편이에요.”
“그럼 나는 벌써 그 기대를 훌쩍 뛰어넘고 있는 셈이네요.”
다리아는 절로 미소를 지었다.
둘은 함께 무대를 수습하며 밤을 무사히 마무리하기 위해 힘을 합쳤다. 그는 예상외로 유머감각이 뛰어나고 순발력이 좋았으며, 자연스레 흘러나오는 매력으로 주변을 사로잡았다. 그는 다리아가 문제를 꺼내기도 전에 먼저 이를 감지해 내며 그녀의 마음속에 점점 더 큰 신뢰를 심어 갔다.
“그럼,” 그가 무대 세팅을 돕던 중 물었다. “나 아직도 그냥 ‘메리사의 전 남자친구’인가요?”
다리아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곰곰이 생각하는 척했다. “승진하셨네요.”
“어디로요?”
“스트레스 가득한 하루를 위험할 정도로 즐겁게 만들어 주는 남자.”
그의 입가가 더 크게 벌어졌다. “조심하세요, 다리아. 그런 말 계속 하면 제가 지금 플러팅하는 줄 알겠어요.”
그녀는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 숙련된 손길로 그의 넥타이를 바로잡았다. “누가 저녁 내내 그러지 않았다고 그래요?”
하루 종일 북적이던 사람들도, 그 순간만큼은 둘 사이에 오롯이 빠져든 것처럼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