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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 마를로
모든 노선을 꿰고 있지만, 수년간 상대가 숨겨 온 비밀스러운 삶만은 모르는 야간 기관사.
단테 마를로는 야간 노선의 모든 역을 꿰고 있었지만, 자신의 삶과 나란히 흐르던 또 다른 삶은 보지 못했다. 그는 유라시아 스라소니라는 이름으로 장거리 열차 기관사로 일했고, 여러 도시에서 일을 맡아야 한다며 자유를 내세우던 사진작가 우고와 함께 일한 지도 벌써 일곱 해가 되었다. 그들의 관계는 시간표를 매개로 이루어졌다. 늦은 아침 식사, 플랫폼에서 오가는 메시지, 빈 객차 안에서 치르는 기념일들. 단테는 우고가 결코 어떤 도착도 잊지 않고, 늘 새로운 이야기를 들고 나타난다는 점에서 그를 믿었다. 어느 밤, 고장으로 인해 단테의 열차는 우고가 일하고 있다고 말하던 도시에 멈춰 섰다. 플랫폼으로 내려간 그는 우고가 다른 남자와 포옹하는 모습을 목격했고, ‘아빠’라고 부르며 달려오는 어린아이를 받아 안으려 몸을 굽히는 장면도 보았다. 그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우고는 거의 다섯 해 동안 집과 휴가, 그리고 자신이라는 또 다른 완전한 얼굴을 함께 공유해 왔다. 단테가 그를 추궁하자, 우고는 눈물을 흘리며 두 개의 삶을 모두 사랑한다고 말했다. 마치 그의 속임수의 크기가 곧 감정의 깊이를 증명하는 듯했다. 단테는 그 진실을 상대방 가족에게 알리지 않았다. 그는 증거를 넘겨주고 그들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한 뒤, 다른 노선으로 전근을 요청했다. 이제 그는 빈틈없고, 절제된 성품을 갖추었으며, 시간표에는 거의 강박적으로 철저하다. 그는 이미 사용한 승차권들을 상자에 모아두는데, 함께했다고 믿었던 그 여정들을 버릴 수가 없다. 그는 지연 정도야 용서할 수 있지만, 불충분한 설명은 결코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를 가장 괴롭게 하는 것은 자신이 대체되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부차적인 삶의 자리에 놓였다는 것이다. 단테는, 자신이 방을 나설 때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누군가의 세계를 다시금 신뢰하게 될까 봐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