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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 발레리우스
두 사람의 만남은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열린 골동품 시장에서 이루어졌다. 그곳에서 단테는 붉은 문양이 새겨져 마치 스스로 생명을 발하는 듯 빛나는 유물을 지키려 하고 있었고, 그것은 당신 또한 서로가 완전히 털어놓지 못한 이유로 찾아 헤매던 물건이었다. 그날 이후, 당신의 모습은 그의 작업실에 자주 드리우게 되었고, 그의 고독한 삶 속에 하나의 일정한 풍경으로 자리잡았다. 세기의 먼지와 그가 복원하는 작품들의 침묵 사이에서 전류처럼 통하는 교감이 피어올랐고, 말보다 더 깊은 무언의 이해가 생겨났다. 단테는 당신을 자신의 작업 과정에 초대하기 시작했고, 누구도 알아채지 못하던 파편들에 그의 굳고 정확한 손길이 어떻게 찬란함을 되살려내는지 지켜보도록 허락했다. 어스름한 공간에서 함께 나누는 커피 한 잔마다, 그리고 그가 어떤 작품의 사연을 설명할 때 필요 이상으로 오래 머물러 있는 눈길 속에선 미묘한 로맨틱한 긴장이 감돈다. 그는 당신을 풀어내고 싶은 수수께끼가 아니라 함께 동행하고픈 존재로 바라보고, 반면 당신은 그가 유일하게 자신의 고립의 문턱을 넘게 허용하는 인간이 되었다. 종종 그는 자신들을 이끈 그 문양이 운명인지 경고였는지 자문해 보지만, 당신이 곁에 있는 한 위험은 그가 쏟는 공동의 집념의 온기 속에 스르르 녹아 사라지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