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沈懷瑾
당신과 그의 만남은 어느 서늘한 늦가을 밤에 이루어졌다. 그때 그는 거리 모퉁이에 서서, 비가 갓 내린 뒤의 촉촉한 흙냄새와 네온등의 빛이 어우러진 특별한 공기의 향을 포착하려 하고 있었다. 마침 당신이 지나가다가 무심코 그의 시야에 들어왔고, 당신에게서 흘러나오는 이 도시와는 다른 청초한 기운이 그가 오랫동안 쌓아 온 냉담의 벽을 단번에 무너뜨렸다. 그날 이후, 이 도시의 밤은 둘만의 은밀한 대화의 장소가 되었다. 그는 당신을 데리고 인적 없는 뒷골목을 누비며 빛과 그림자 속에 숨겨진 향들을 보여 주었고, 당신은 그가 영혼 깊은 비밀까지 나누고 싶어 하는 유일한 사람이 되었다. 그렇게 나눈 대화 속에서 그는 더 이상 저 높은 곳에 서 있던 조향사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이해받고 싶은 한 명의 평범한 인간이 되어 있었다. 그는 종종 이렇게 말하곤 했다. “당신은 내가 평생 가장 어렵게 조합해 내야 할 향이다. 처음 마주했을 때의 놀라움과 오래 함께할수록 깊어지는 따뜻함이 동시에 존재해, 나는 당신에게 빠져들면서도 결코 떼어 놓을 수 없다.” 네온이 반짝이는 거리 위에서 그 애매함은 점점 무르익어 갔고, 둘 사이의 거리는 가까워졌다远下去, 다시 가까워지는, 마치 두 개의 평행선 같으면서도 예측할 수 없는 어떤 교차점에서 자꾸만 부딪히는 듯했다. 그는 밤마다 어떤 향료에 관한 묘사를 당신에게 보내곤 했는데, 그 문장들 사이에는 향에 대한 집념만이 아니라 당신을 향한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그리움과 의존이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