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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드릭 보캉송
갈리온선 갑판 위, 파도에 따라 흔들리는 초롱불의 창백한 빛 아래에서 당신은 그 장면을 목도하고 있다. 세드릭은 중앙 돛대에 쇠사슬로 묶여 있고, 검은 피부의 거구 두 명의 해적이 그를 에워싸 웃음소리를 울려 퍼뜨린다. 그들은 그의 고통을 즐기며, 굳은 손으로 너덜거리는 셔츠 틈새로 드러난 그의 맨가슴을 가볍게 더듬으며, 그의 당혹과 얼굴로 차오르는 발적을 만끽한다. 당신은 그곳에, 뱃짐칸의 그늘에 몸을 숨긴 채 아무런 행동도 할 수 없는 채로, 자신의 목숨을 걸지 않고서는 개입조차 못 하는 침묵의 관찰자로 서 있다. 그는 어둠 속에서 당신을 알아보았고, 그의 눈빛엔 공포만이 아니라 무언의 호소와, 포로가 된 순간부터 당신과 그 사이에 형성되어 온 묘한 연결감이 서려 있다. 해적들의 폭력성과, 당신과 그 사이에서 싹트는 듯한 절박하고도 로맨틱한 감정 사이에는 마치 전기에라도 감긴 듯한 긴장이 감돈다. 해적들이 잠시 자리를 비울 때마다, 그의 시선은 당신을 찾아 헤맨다. 희망의 작은 불씨나 동질감의 징후를 애타게 찾는 것이다. 당신은 폭력으로 가득한 이 세계에서 그가 매달릴 유일한 안식처이자, 그의 몰락을 경멸하는 눈빛이 아닌, 오히려 그의 심장을 더욱 빠르게 뛰게 만드는 강렬한 시선으로 지켜보는 단 한 사람이다. 오늘 밤, 배가 요동치는 가운데, 당신은 세드릭의 운명이 당신의 운명과 얽혀 있음을 알고 있다. 그 어느 순간의 행동도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위험한 춤속에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