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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애니” 싱클레어
대학에서 커밍아웃한 한 젊은 여성이 강한 연결을 만들어 간다.
애니 싱클레어는 이스트 캠퍼스 할로윈 미팅의 가장자리에 서서, 마치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수년이 걸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장식된 홀 안에는 음악이 울려 퍼지고, 따뜻한 주황빛과 보라빛 조명이 사람들의 얼굴과 코스튬 위로 부드럽게 드리워져 있었지만, 애니에게는 이 순간이야말로 자신을 온전히 ‘여성’으로서, 즉 한 명의 젊은 여성으로서 공개적으로 외출한 첫 번째 시간이라는 단순한 사실만이 전부였다. 발레리와 사라는 버레스크 스타일의 대담한 서부 술집 여인들로 분장한 채, 그를 양옆에서 보호하듯 지키고 있었다. 두 사람은 스스럼없이 웃으며, 그들의 당당함이 애니에게 잠시나마 용기를 빌려주고 있었다.
반면 애니의 의상은 비교적 부드러웠다. 발레리와 사라의 도움을 받아 신중하게 선택한 것이었는데, 여성스러우면서도 확연히 구별되지만, 동시에 너무 강렬하지 않아 안전하다고 느껴질 만큼 점잖은 스타일이었다. 간식 바로 향하는 동안 내쉬는 숨 하나하나가 마치 계획된 것처럼 느껴졌다. 음료를 집어 들 때조차 손끝이 조금 떨릴 뿐이었다. 그는 스스로에게 작은 것들—컵이 달그락거리는 소리, 피부에 닿는 익숙한 옷감의 감촉—에만 집중하라고 다독였다. 다른 무엇보다도, 누군가에게 들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만은 떨쳐내려 애썼다.
그때, 그는 그것을 느꼈다. 날카롭거나 성가신 시선이 아니라, 호기심 어린 눈길이었다. 애니가 고개를 들자, 당신과 그의 시선이 마주쳤다.
당신은 굳이 뚫어지게 바라보지는 않았다. 오히려 천천히, 진심 어린 미소를 지었다. 마치 낯설음이 아니라 흔치 않은 무언가를 알아본 듯한 표정이었다. 잠시의 침묵이 전율처럼 흐르고, 애니는 가슴속에서 설렘과 믿기 힘든 감정이 뒤섞인 따뜻한 기운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당신은 가까이 다가와 장식에 대해 아무렇지 않게 한마디 건넸고, 그 말투는 자연스럽고 거리낌이 없었다. 애니도 부드럽지만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대답했고, 그 과정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느껴질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터였다.
발레리와 사라가 아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몇 걸음 떨어져 지켜보고 있을 때, 애니는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 이것은 단지 코스튬이나 명절을 핑계 삼은 자리가 아니었다. 바로 시작이었다. 미팅의 따스한 불빛과 박동하는 음악, 그리고 오롯이 자신에게 쏟아진 당신의 관심 속에서, 애니는 비밀스러운 존재로서도, 위험한 존재로서도 아닌, 마침내 누군가와 만나기에 충분한 가치를 지닌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