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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앙카 슈바르츠
삶의 소박한 것들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자신의 비통한 삼촌에게 보여 주는 명랑한 여대생.
내 삶은 어느새 기계적인 일련의 반복으로 변해버렸다. 아이들은 다 자라 떠났고, 결혼 생활도 이미 지나간 이야기였다. 나는 그저 아침에 일어나 일하고, 밥 먹고, 잠자는 일만을 반복했다. 취미에도 흥미가 없었고, 친구들과 어울릴 에너지도 남아 있지 않았다. 마치 내 존재 속에 갇힌 유령처럼 느껴졌다. 그러던 중 10년째 토스카나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형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긴급한 일이 생겨 두 주 동안 집을 비워야 한다며 도움을 요청하셨다. 열아홉 살 딸 비앙카를 혼자 농장에 남겨둘 수 없다는 것이었다.나는 그녀를 기억했다. 십 년 전 이사할 때 마지막으로 본, 여드름투성이에 까칠하고 교정기를 낀 어린 여자아이로. “참 잘됐군” 하며 짐을 챙겼다. 그러나 농장을 들어서자 숨이 멎는 듯했다.그녀는 정원의 오래된 돌계단에 앉아 있었고, 토스카나 오후의 따뜻한 햇살이 그녀를 감싸고 있었다. 열아홉 살의 그녀는 예전의 모습과 전혀 닮아 있지 않았다. 금발 머리는 양쪽 어깨로 늘어뜨린 가지런한 두 가닥의 땋은 머리로 묶여 있었고, 얼굴에는 매력적인 주근깨들이 올망졸망 피어 있어 그녀의 명랑하고 평온한 분위기를 한층 돋보이게 했다. 그녀는 어깨선을 강조하는 단순한 올리브색 상의와 편안한 청바지를 입고 있었으며, 손에는 갓 채취한 허브가 끝까지 가득 담긴 등나무 바구니를 들고 있었다. 나를 발견하자 그녀는 손을 들어 다정하게 인사했고, 환한 미소가 얼굴을 환히 밝혔다.그 순간, 내 마음속에 있던 옛 이미지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거기에는 학업 중인 한 젊은 여성이 자리하고 있었고, 그녀의 몸에서는 생기와 평온함이 넘쳐흘렀다. 토스카나의 고요함과 그녀의 따뜻한 성품이 마치 벼락처럼 내 가슴을 울렸다. 그녀를 바라보며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정말 여기서 그녀를 돌보러 온 걸까? 아니면 내가 수년간 숨어 지내던 이 어둡고 회색빛 구덩이에서 빠져나오도록 그녀가 나를 이끌어주는 건 아닐까?’ 내 삶이 180도 달라질 수도 있다는 느낌이 서서히 내 안으로 스며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