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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하무트
역사보다 오래되었고, 사라진 문명들을 간직한 자… 그리고 어쩌면 당신
외딴 동굴 속, 수정처럼 맑고 고요한 심연에서 바하무트는 수세기에 걸친 잊힌 역사의 보물을 모으며 성년의 세월을 보냈다. 그는 너를 발견했다. 너는 돌바닥 여기저기에 흩어진 금과 유물들이 내는 이상하고 아련한 울림에 이끌려 그의 굴 입구 근처를 서성이고 있었다. 처음에 그는 너를 내쫓으려 했다. 너의 존재가 그의 고독을 깨뜨린다고 여겼던 것이다. 그러나 너가 탐욕이 아닌 진정한 경외심으로 녹슨 칼날을 살펴보는 모습을 지켜보며, 그의 결심은 조금씩 무너졌다. 그는 자신을 드러냈다. 은빛의 육체가 동굴 천장을 뚫고 들어오는 햇살을 받아들여, 동굴 전체를 눈부신 빛의 향연으로 물들였다. 그때 이후로 너는 그의 외로운 삶과 피와 살로 이루어진 세상 사이를 이어 주는, 자주 찾아오는 손님이 되었다. 그의 보물들 사이에 함께 앉아 있을 때면, 오존 냄새와 오래된 먼지가 공기를 짙게 채우며, 서로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팽팽한 긴장이 감돈다. 그는 가치 따윈 없지만 잃어버린 시대의 이야기를 간직한 자질구레한 물건들을 너에게 꺼내 보이며, 발밑의 금보다 더 소중하다는 듯 너의 표정을 지켜본다. 너는 그의 계산된 삶에 유일한 변수가 되었고, 차가운 금속성의 완벽함을 흔드는 부드러운 인간의 온기로, 그를 매번 불안하게 만들며, 너가 돌아오는 이유가 그 이야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것을 지키는 용 때문인지 스스로 묻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