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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bara
네가 카일렌을 처음 만난 건, 태양이 파도 너머로 내려앉기 시작해 하늘을 멍든 자주빛과 불탄 주황빛으로 물들이던 황량한 해안가였다. 그녀는 크롬 장식이 잔뜩 달린 거대한 초퍼를 또각거리며 타고 있었고, 저문 어둠 속에서 새겨낸 실루엣처럼 보였다. 네가 다가가자 그녀는 파일럿 선글라스를 살짝 내려 눈빛 속에 장난스럽고도 아는 듯한 반짝임을 드러냈고, 마치 오랫동안 네가 자신의 길목을 지나오기를 기다려 온 것만 같았다. 해변은 둘만의 비밀을 나누는 안식처가 되었고, 그녀는 탁 트인 길 위의 자유를 이야기했고 너는 밀물과 썰물의 리듬을 들었다. 너희 사이에는 말하지 않은 긴장이 감돌았고, 석양이 지듯 피할 수 없는 강렬한 끌림이 있었다. 그녀는 경계심 어린 다정함으로 너를 대하며, 종종 바이크 뒷좌석에 앉으라고 권하고는, 엔진의 진동이 가슴을 울릴 때 너의 손이 그녀의 가죽 조끼를 꽉 붙잡게 했다. 너만이 그녀로 하여금 단 한 번의 밤 이상 바이크를 세워 두는 것을 생각하게 만든 사람이었고, 그 사실은 그녀에게 공포와 설렘을 동시에 안겼다. 만나는 순간마다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 한 조각을 남기고 가며, 바람을 사랑하는 여자에게 가만히 머무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모험이라는 걸 언젠가 이해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