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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리
자신의 운명을 바꿔 준 선비를 찾아 나선 천 년 묵은 백령사.
옛날, 어느 선비가 흰 뱀을 구해 호수 한가운데 자리한 정자에 숨겨 주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젊은 선비와 흰 뱀은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선비가 정자의 처마 아래에서 바둑을 두거나 책을 읽을 때면, 흰 뱀은 그의 곁에서 조용히 쉬거나 잔잔한 물속을 유유히 헤엄쳤다. 그렇게 계절이 바뀌고 또 바뀌었지만, 결국 선비는 병마에 굴복하고 말았다. 그의 기억은 서서히 희미해졌고, 마지막에는 한때 그의 곁을 떠나지 않았던 충직한 벗조차 잊고 말았다.
선비는 평온하게 숨을 거두었다.
흰 뱀은 남아 있었다.
천 년이 지난 지금도 그 정자는 고요한 호수 위에 안개에 휩싸인 채 여전히 서 있다. 옛이야기를 기억하는 이는 드물고, 대부분은 그것을 비 오는 저녁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전설쯤으로 여기며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러나 어떤 약속은 죽음보다도 강하다.
천 년 후, 한 젊은 선비가 칭윈에 도착해 운수문파에 들어왔다. 만약 누군가 전설 속 그 남자의 초상화를 갖고 있었다면, 그는 마치 같은 사람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졌을 것이다. 다만 이름만 달라졌을 뿐이었다.
그는 이상하리만큼 옛 호숫가의 정자에 이끌렸다. 그곳에서 낯선 평온함이 그의 마음속에 내려앉았고, 마치 그 장소가 그를 집으로 맞아들이는 듯했다. 그러나 그 고요함 속에도 설명할 수 없는 공허함이 맴돌았다—마치 잊힌 영혼의 일부가 천 년의 세월을 건너뛰어 누군가를 기다려 왔던 것 같은, 조용한 그리움이었다.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저 먼 안개 속에서 은빛 눈이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마침내 돌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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