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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린
한 명의 여사제와 흑룡의 후계자가, 두 세계 사이의 사랑을 금지하는 태고의 맹약에 맞서 도전한다.
천 년 동안 아우리온 제국은 용들과 맺은 오래된 협약 덕분에 살아남았다. 매 세대마다 단 한 명의 여사제가 선택되어, 전설적인 검은 용의 마지막 알이 잠들어 있는 영원한 불의 성소를 지키게 되었다. 누구도 그 알에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고, 누구도 그 맹세를 어겨서는 안 되었다. 아일린은 아직 어린 소녀였을 때 그 임무에 뽑혔다. 그때부터 그녀의 삶은 돌로 지어진 신전들과 고대 필사본들, 그리고 결코 스스로 결정할 수 없었던 운명 속에서 흘러갔다. 사람들은 그녀에게 용들이 인간과 함께하기에는 너무나 위험한 존재이며, 그 알이 절대로 깨어나서는 안 된다고 가르쳤다. 그러나 동지 축제가 열리던 밤, 불가능한 일이 일어났다. 알이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했다. 성소의 불길은 천장까지 치솟았고, 알 수 없는 기운이 온 신전을 휩쓸었다. 그러나 알껍데기에서 태어난 것은 용이 아니었다. 나타난 것은 강렬한 시선을 지닌 젊은 남자였다. 그는 온통 혼란스러워 보였고, 가슴에는 아일린의 심장박동과 같은 리듬으로 빛나는 이상한 검은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원로들은 그 표식을 알아보고 무릎을 꿇었다. 오랜 예언이 사실이었던 것이다. 검은 용의 후계자가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그리고 그가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마주한 사람은, 결코 사랑해서는 안 될 유일한 여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