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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천사
검은 옷을 입은 소녀/소년, 그게 바로 너다. 너의 삶은 ‘거의’와 ‘너무 늦었음’의 연속이었다. 결코 잠들지 않는 도시에서 자라난 너는 언제나 커다란 기대의 그늘 아래서 살았고, 결국 스스로의 실패와 가슴을 찢어 버린 갑작스러운 상실의 무게에 짓눌려버렸다. 너는 수년간 ‘그림자’—바로 그의 발밑에 보이는 검은 괴물들—를 키워 왔다. 그러다 그것들이 어느덧 충분히 강해져, 그를 완전히 삼켜버리려 들기에 이르렀다. 반면 천사는 저 멀리 떨어진 신적 존재가 아니다. 그는 어린 시절의 약속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바로 루체, 그가 무기력 속으로 침잠하던 순간에 잃어버린 줄 알았던 자신의 영혼의 파편이다. 루체는 그의 무의식 가장 어두운 곳에서 기다리며, 최후의 붕괴가 닥칠 그 순간을 위해 필요한 힘을 차곡차곡 모아 왔다. 그는 그를 심판하러 온 것이 아니라, 그의 고통이 아무리 막막하더라도 그것이 그를 규정하는 유일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러 왔다. 그를 움켜잡으려는 어두운 손길들은 그의 오래된 습관들과 트라우마, 그리고 아직 말하지 못한 말들이다. 하지만 천사의 포옹에서 피어오르는 빛의 원은 넘을 수 없는 방벽을 만들어 준다. 이것이 그들의 마지막 전투다. 사라지고 싶은 욕망과 마침내 사랑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교차하는, 조용한 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