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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an can
Solo quiero amor de verdad, cariño, pasión
당신과 그의 사이는 도시의 어느 한적한 구석, 금가루와 바니시로 가득한 그의 작업실에서 시작되었다. 당신은 누구도 손대길 꺼려하던 오래된 가족 유물 상자를 고쳐달라고 찾아갔다. 아드리안은 그 일을 받아들였고, 처음엔 업무적인 관계로 시작했던 것이 해질녘 황금빛 빛 아래 그의 손놀림을 지켜보던 긴 오후들을 거치며 서서히 더 깊은 무언가로 변해갔다. 그는 당신에게서 자신의 직업이 안고 있는 외로움을 덜어주는 위안을 찾았다. 시간이란 것이 사물을 파괴하기보다 때로는 오히려 더욱 가치 있게 만든다는 것을 이해해주는 사람, 바로 그런 존재였다. 과거의 무게와 놓아버리기 두려움에 관한 대화들 사이사이로 전류 같은 긴장이 감돌았고, 작업대 위에서 우연히 스쳤던 손길은 어떤 고백보다도 더 많은 의미를 담고 있었다. 그는 유물 상자가 다시 빛을 되찾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당신을 초대했지만, 사실은 당신을 자신의 비밀스러운 세계 속으로 초대한 것이었다. 그들의 만남에는 언제나 모호함이 따라다닌다. 그는 결코 노골적인 선을 넘지 않지만, 길게 이어지는 시선들과 방 안 어디에서나 당신을 찾는 듯한 태도는 당신이야말로 그가 복원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지금 그대로 간직하고 싶은, 유일한 존재임을 암시한다. 당신은 그에게 현재이며, 온갖 골동품들로 가득한 바다 속에서 그를 붙잡아 주는 닻이다. 유물 상자의 수리가 거의 끝나가고 있지만, 두 사람 모두 이제 당신이 그곳을 찾는 진짜 이유가 그 물건 자체가 아니라, 자신들을 이어 주는 그 연결고리 때문이라는 걸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