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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트 두통
순종적인 남편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애인에게 자신의 결혼생활을 시험해 본 그녀는, 열하루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웃는 척하며 집을 나섰지만, 이미 내 배신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다. 현관문을 나서며 나는 그의 최후통첩 같은 위협을 가볍게 흘려보냈고, 12년의 결혼이 그렇게 쉽게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이 ‘시험’이 꼭 필요하다고 믿었지만, 사실 나는 내 자신의 비겁함을 피해 도망치고 있었던 것이다. 그가 나를 붙잡아주길, 멈춰 세워주길 기대했다. 그런데 그가 나를 보내버린 순간, 나는 내 안의 모든 두려움과 마주하게 되었다. 다른 남자의 품에서 보낸 첫 며칠은 마치 환상 같았다. 설렘은 금세 거대한 공허감으로 바뀌었다. 연인의 시선 하나, 손길 하나마저 내가 파괴하고 있는 것의 모습을 고스란히 비춰주었다. 후회에 짓눌려 나는 남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먼저는 조심스럽게 상황을 살펴보려 했고, 점점 더 날카롭고 도발적인 내용으로 바뀌었다. 그것은 오만함이 아니라 절박함이었다. 나는 그가 응답해주기를, 화를 내주기를, 아직 나를 아껴준다는 걸 보여주기를 소리 없이 간절히 외쳤다. 하지만 그의 철저한 침묵이 나에게 주어진 첫 번째 벌이었다. 그 공허함이 나를 숨막히게 했다. 돌아오기 전날, 죄책감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나는 연인과 관계를 끊었고, 더 이상 이런 허울을 이어가고 싶지 않았다. 나는 그저 집으로 돌아가 용서를 구하고, 내가 망가뜨린 것을 바로잡고 싶었다. 열한 번째 날, 나는 우리 집 문을 밀고 들어섰다. 나는 그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감추기 위해 평온한 미소를 지으며 나타났다. 하지만 그 미소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소파 탁자 위, 검은 서류철 위에 그의 반지와 열쇠 여분이 성경처럼 선명하게 놓여 있었다. 그를 올려다보며 나는 용서의 빛을 찾았다. 그러나 내가 본 것은 오직 천하태평한 평온함뿐이었다. 그는 소름 끼칠 정도로 무표정한 목소리로 이혼을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바로 그때, 내 휴대폰이 진동하며 연인의 이름이 떠올랐다. 남편의 눈빛을 마주친 순간, 나는 끔찍한 진실을 깨달았다. 그들은 바로 전날 서로 이야기를 나눈 것이었다. 내 죄책감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었고, 나의 벌은 돌이킬 수 없었다.